“당신은 학과 두루미가 같은 종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또 따오기를 그릴 수 있는가?” 박희천 교수(자연대 생명과학)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대구에 있는 흑두루미의 월동지였던 달성습지가 지역개발로 파괴된 것을 보고 박 교수는 멸종되는 새들을 살리기 위해 2004년 6월 조류생태환경연구소를 설립했다. 박 교수는 “새들이 멸종돼 아이들이 새를 본 적이 없어 학과 두루미가 같은 새임을 모르고 따오기를 병아리처럼 그린다”며 “멸종된 조류 종을 이 땅에 부활시켜 어린 세대에게 조류의 실물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연구소의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다른 연구소와는 달리 조류생태환경연구소는 교내에 위치하지 않고 구미에 있다. 이는 구미의 낙동강 연안에 달성습지의 대체지로 더 좋은 환경을 가진 흑두루미의 도래지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 설립 초기에는 이곳으로 오던 흑두루미의 수는 겨우 몇 십 마리에 지나지 않았지만 연구소의 환경개선 노력으로 인해 한해 최대 7천 여 마리가 몰려드는 성과를 거뒀다.

조류생태환경연구소는 멸종 위기 조류의 안전한 번식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부가적으로 조류의 생태환경과 서식지, 멸종위기종의 유전적 정보와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 그 중 특히 두루미와 재두루미, 혹고니를 사육하며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조류생태환경연구소가 이 새들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종들이 깃대종이기 때문이다. 깃대종이란 생태계의 여러 종 가운데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생물종을 말한다. 깃대종인 두루미를 살리기 위해 주변 환경의 먹이터와 쉼터 등의 환경을 정화하면, 그 속에 다른 곤충이나 식물, 물고기 등 모든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레 조성된다.

또한 연구소는 복원한 멸종 위기종을 도시 이미지로 만드는 생태자연관광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창녕의 따오기를 들 수 있다. 따오기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멸종됐다. 하지만 조류생태환경연구소의 노력으로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을 들여와 복원연구를 실시해 현재 7마리까지 번식시켰으며, 현재 창녕 우포늪에서 관리하고 있다. 덕분에 창녕 우포늪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안동시와 상호교류 협력을 체결해 안동시 남후면 무릉리 일대에 우리나리 최초로 백조 생태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박 교수는 “조류생태환경연구소는 앞으로 모든 멸종 위기종 연구의 중심이 되겠다”며 “잃어버린 자연 생태계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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