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대학촌 뉴스>

1. '스폰서 파문' 한승철 前검사장 2심도 무죄

2. 미군, 경북 칠곡에 '고엽제' 매립?                

3. 연평해전 당시 현역 장교 4명 납북

4. 한나라당 자문위원 박모씨, 김여진에 '막말'

5. 부산저축은행, 금융위에 소송 제기

#1. 2000년 용산 미군부대의 영안실. 그 곳에서 다량의 포름알데히드가 한강으로 방류된다. #2. 2년 뒤, 한강에서 작은 돌연변이 물고기가 발견된다. #3. 이 돌연변이 물고기는 몇 년 후 ‘괴물’이 돼 한국을 괴바이러스의 공포로 몰아넣고, 사람들을 잡아먹으며 횡포를 부린다. #4. 미군부대는 ‘괴물’을 죽이기 위해 ‘에이전트 옐로우’를 살포하고, 이를 뒤집어쓴 괴물은 비틀거린다.

지난 2006년 개봉해 관객 동원 1천 3백만 명을 기혹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기억하니? 위의 네 가지 상황들은 영화 ‘괴물’에 등장하는 주요 스토리야.

그리고 2011년, 영화 ‘괴물’과 흡사한 이야기가 경북 칠곡의 ‘왜관’이라는 지역에서도 일어났다면 믿을 수 있겠니? 영화 속에서 포름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과 한강이라는 설정이, 에이전트 오렌지라는 ‘고엽제’와 ‘낙동강’으로 바뀌었다는 것만 제외하면 왜관에서도 발생한 미군의 고엽제 매립 사건은 영화 ‘괴물’의 실사판이라도 해도 무방할 정도야.

이번 사건은 1978년 당시 경북 칠곡군 왜관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서 근무했던 세 명의 미군이 최근 애리조나 지역TV ‘KPHO’에 출연해 ‘양심선언’을 하면서 알려졌어. 그들은 방송을 통해 “당시 상부로부터 ‘처리할 것이 있으니 도랑을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적인 55갤런(약 208리터)짜리 드럼통을 5백여 개 이상 묻었다”고 증언하면서 우리나라를 들쑤셨어.

이들이 말하는 ‘컴파운드 오렌지’는 미군이 베트남전 당시 사용했던 ‘에이전트 오렌지’라는 고엽제를 뜻해. 고엽제는 다이옥신계의 맹독성 물질로 암과 신경계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노출될 경우 후유증도 심각하다고 해. 실제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우리 군인들도 당시 신체가 고엽제에 노출되면서 지금까지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어.

특히 고엽제가 매립된 캠프 캐럴은 대구·경북의 식수원인 낙동강 본류와 불과 1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서 고엽제가 지하수 등을 통해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 거기다 30여 년이 지났기 때문에 드럼통이 부식돼 고엽제가 식수나, 농업용수 등으로 흘러 들어갔을 경우 추후 주민들에게서 고엽제로 인한 피해가 생겨날 수 있어. 캠프 캐럴은 지난 2003년, 2004년에도 비가 올 때면 식수원인 낙동강으로 연결되는 하천에 기름을 유출한 적이 있다고 하니, 지역민들이 분노하는 게 당연하지.

이번 일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정부와 미군 측은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사실로 드러났을 경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어. 이제야 대책을 마련한다해도 이미 오염된 지하수와 낙동강 수질을 되돌리기는 어려울거야. 이를 복구하는 동안 그 모든 피해는 지역민들이 져야겠지. 미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질지, 우리 정부는 ‘영원한 우방’이라며 절절매는 미국에 어떤 책임을 촉구할지 귀추가 주목되네.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