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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전 국민의 분노를 자아낸 ‘로우킥 여중생 사건’이 발생한 당시 한 네티즌은 인터넷 게시판에 ‘로우킥녀의 신상은 우리가 책임지고 밝혀낼 테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라, 서버에 사람이 많아 폭주되면 수사에 방해가 되니까’라고 글을 올렸다.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이 대단하다. ‘로우킥 여중생 사건’뿐만 아니라 180cm 이하의 남자들을 분노하게 만든 ‘루저녀’, 애완견의 변을 치우지 않은 ‘개똥녀’까지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미친 사건에는 항상 네티즌 수사대, 이른바 NCSI(네티즌과 CSI의 합성어)가 활약해 왔다. 네티즌들은 DC인사이드의 ‘코미디 갤러리’나 NCIS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사건에 등장한 주인공의 사소한 흔적만으로 그들의 개인정보를 파악하는, 소위 ‘신상털기’를 한다.

그들의 활약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한다’ 카페의 운영자인 ‘왓비컴즈’의 신상을 파악한 것도 인터폴도 미국 경찰도 아닌 바로 그들이었다. 그들은 ‘왓비컴즈’가 쓴 댓글을 통해 그의 띄어쓰기 습관까지 알아내고 IP주소를 찾아내 그가 시카고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의 가족이 누구인지까지 알아냈다. 그런 그들을 네티즌은 ‘코터폴’(코미디 갤러리와 인터폴의 합성어, ‘코찰청’(코미디 갤러리와 경찰청의 합성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들은 결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일단 사건이 발생하면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집한다. 포토샵 기술이 있는 사람은 뉴스에 나온 사진의 모자이크를 지우고 검색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구글로 저인망식 검색을 한다. 실제로 이름, 나이, 아이디만 알면 15분 만에 학력, 집주소부터 친구와의 대화 목록까지 수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수집된 자료들로 신원이 밝혀지면 네티즌은 신상이 털린 사람의 미니홈피를 방문, 사이버 테러를 감행한다.

하지만 그들의 무분별한 사이버 공격에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다. 이번 ‘로우킥 여중생 사건’이 발생하자 네티즌 수사대는 해당 뉴스에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A양을 지목했으나 그녀는 범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미니홈피에는 그녀를 공격하는 네티즌의 악성 댓글로 도배된지 오래였다. 게다가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을 낱낱이 보도하는 언론매체 덕분에 이들의 활약은 순식간에 여론이 되어 거짓이 진실로 되어 버리기도 한다.

그들의 신상털기를 막을 수 없다면, 대신 그들에게 일거리를 주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자면 검찰도 밝혀내기 어려운 불법 정치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이나 대포폰으로 불법 도청한 청와대 직원의 신상을 터는. 공익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그들의 재능을 이끌어 낸다면, 이 또한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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