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유 장관이 아이패드에 열광하는 네티즌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발단은 지난달 26일 유 장관이 아이패드로 문광부 정례 브리핑을 하면서 시작됐다. 브리핑 와중에 수차례 “이걸로(아이패드) 하니까 편하다”, “이런 걸 하나씩 좀 드리면서 발표를 해야 할텐데..”라며 아이패드를 예찬했다. 하지만 이를 어쩌나! 유 장관은 전파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해 ‘전파법’을 어겼다. 이에 ‘아이폰 뽀개기’ 카페의 운영자 ‘블랙폰’이라는 네티즌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산하 전파관리소에 유 장관을 신고했다. 그러자 방통위는 “개인용으로 한 대 반입하는 경우는 괜찮다”며 아이패드 반입을 허용했다. 유 장관이 덕분에 평소 아이패드 반입을 주장한 네티즌 요구를 반대해오던 방통위는 유 장관의 얼리 어답터 정신을 높이 사 바로 다음날 아이패드의 반입을 허용했다. 자칫 아이패드 한번 사용했다가 2천만 원 벌금 물고 최장수 문화부 장관 기록이 멈출 뻔 했다.

네티즌들은아이패드 도입의 물꼬를 튼 유 장관을 문익점이 붓 안에 목화씨를 넣어온 것에 빗대 ‘유익점’, ‘문익촌’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검찰 별명이 ‘떡검’, ‘썩검’, ‘성검’, ‘쌕검’이라 불리며 조롱당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긍정적인 별명이 아닌가. 해외에서도 유장관의 아이패드 사용에 주목했다. 지난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Evan Ramstad 기자가 ‘South Korean official’s iPad causes a stir(한국 공무원의 아이패드가 소동을 일으키다)′의 제목으로 유 장관의 ‘아이패드 해프닝’을 소개했다. 유 장관은 속으로 이러지 않았을까? ‘난 단지 아이패드 들고 몇 번 흔들었을 뿐이고, 자고 일어나니 WSJ에 내 사진 올라왔고.’

지난번 “찍지마 ㅅㅂ!” 욕설과 ‘회피 연아’ 동영상을 올린 네티즌 을 고소해 질타를 받았던 유 장관이 이번 사건으로 과연 네티즌들에게 점수를 얻었을까? 한 블로거는 유 장관을 문익촌이라 부르며 그가 쓴 아이패드를 ‘목화패드’라 칭송했다. 그리고 이를 유 장관의 임기 중 가장 길이 남을 업적이라며 극찬했다.

 하지만 WSJ은 기사의 말미에서 ‘한국의 아이폰 수입은 매우 늦었지만 벌써 50만대나 팔렸다’며 한국의 폐쇄적인 IT 정책을 비꼬았다. 장관의 말 한마디로 조령모개(朝令暮改)하는 대한민국에서 어찌됐건 아이패드 반입이 허용됐으니 아이패드의 빠른 시일 내 정식 발매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삼성이 노심초사 하지 않을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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