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가 ‘악몽’이길 바라는 일이 일어났어. 지난 달 26일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된 사건은 전 국민의 가슴을 때렸지. 사건 발생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는 지금, 아직도 사고 원인은 오리무중이야. 왜냐고? 국방부와 해군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밝혀줄 수 있는 정보를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지. 도대체 뭐가 두렵고 당당하지 못한 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추측성 기사들만 ‘둥둥’ 떠다니고 있지. 실종자 구조를 위한 장비문제도 심각해. UDT와 SSU대원들은 실종자 구조를 위해 수중탐색에 ‘사투’를 걸지만 이들의 잠수병을 예방해주는 ‘감압챔버’도 현재 광양함에 있는 1대뿐이라는 소식을 접했지. 결국 지난 달 30일 UDT 소속 한주호 준위가 ‘잠수병’으로 순직했어. 이에 국민들이 한 준위의 희생을 안타까워하자 군당국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감압챔버’가 1대 밖에 없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지.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 누굴 믿어야 할까?

보다 못한 영국 언론은 영화 ‘괴물’에서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지.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와 소통의 부재를 겪고, 군사정권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오늘’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지 않니? 하루하루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다 못해 구멍 뚫릴 만큼 아픈 건 실종자 가족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일거야. 하지만 국방부는 그 속을 아는지 모르는 지, 이번엔 생존자들을 격리시켜가면서까지 그들의 입을 ‘틀어막고’있어. 언론접촉을 막는 건 물론 누가 어느 정도 다쳐서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지 꽁꽁 숨기고 있지. 그들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정신적 휴식(?)을 도와야 한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야. 생존자들의 정신적 휴식을 보호할 인권은 보장되고 실종자 가족들은 제 정신을 지킬 권리가 없다는 거야, 뭐야? 천안함 침몰 원인에 오만가지의 의혹과 소문이 난무하는 상황.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부의 ‘꽁꽁 숨겨라’태도는 오히려 국민들의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지. 기가 막힐 노릇인 건, 국방부가 “사람들이 우리를 너무 믿지 않는다”며 억울해 한다는 거야. 믿지 못할 행동을 보여주니 우리가 믿지 못하는 게 당연한 거지. 생존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면서 증언을 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어. 하지만 국방부는 그 길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거야. 이러다 정말 국민에게 외면당할지도 모르는 데 말이야. 초계함 침몰 사건으로 국방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까지 침몰되고 있어. 국방부에게 요즘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 하나 추천해 줄게. ‘빅뱅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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