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하 MB)은 지난 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대구·경북 업무보고에 참석했어. MB의 이같은 행보는 지방선거를 위해 정치적 텃밭인 대구를 방문해 세종시 문제로 뿔난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생각돼. MB는 시민들에게 “세종시 수정안으로 인해 대구·경북을 역차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도 그대로 추진하고 대구·경북을 R&D(연구개발)특구로 만들겠다”고 말했어. 거기다 MB는 대구·경북을 대한민국의 큰 축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시민들의 비위를 맞추려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보였어.

하지만 우리들은 대통령이 여당의 ‘표밭’에 직접 왕림해 ‘다음 선거에서도 당연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고 에둘러 말할 정도의 수준을 가진 지역 정치 문화를 부끄럽게 여겨야 해. 표밭이라는 말은 한나라당 후보가 대구 지역에 출마하기만 하면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말이잖아. 이는 좀 더 극단적으로 생각하자면 대구 시민들은 정치적 판단에 의해 선거권을 행사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과 똑같다고 할 수 있어. 하지만 이런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매번 선거가 끝나고 나면 대구·경북지역에는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 물결이 뒤덮여있으니 ‘보수적이다, 한나라당 표밭이다’는 오명을 지울 수가 없는 거겠지. 거기다가 높은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첨복단지 고맙다고, 낙동강 살리기 사업 고맙다고, 대구 100년 먹거리를 제공해줘서 고맙다고 하는 모습이라니. 웁스! 그렇지만 누굴 원망하겠어? 이런 사람을 뽑은 것도 다 우리들인데 말이야. 국가든 지역이든 간에 지도자의 수준이 바로 국민들과 시민들의 수준을 나타내주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니까 말야.

앞으로 수많은 투표권을 행사할 청년들아, MB는 이번 방문에서 “대구·경북은 내륙적·분지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 그렇다면 우리 MB의 말에 따라 지금까지 무분별하게 한나라당을 향했던 정치 성향에서 벗어나 진실로 대구시에 도움이 될 인재를 뽑을 수 있는 정치 의식을 가진 시민이 돼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청년들이라도 대구·경북의 정치적 오명을 한 방에 씻어내는 선거를 치러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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